한국GM 노동조합이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임금·단체협약 협상 과정에서 사측과 갈등을 빚은 끝에 노조는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첫 완성차업체 노조의 파업이다. 완성차업계에서는 다른 기업들의 연쇄 파업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3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지난 29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부분 파업 등 투쟁지침을 마련했다.
노조 조합원인 한국GM 전반조와 후반조 생산직 근로자는 30일과 다음달 2일 각각 4시간씩 파업을 한다. 아울러 다음 쟁위대책위가 열릴 때까지 잔업과 특근 중단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GM 노조가 파업하는 것은 1년여 만의 일이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7월부터 이달 29일까지 21차례에 걸쳐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국GM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등을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한국GM 노조 측은 회사의 입장 변화 등을 보면서 향후 투쟁 수위를 정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한국GM은 지난 29일 21차 단체 교섭에서 매년 하는 임금협상을 2년 주기로 하는 것을 전제로 조합원 1인당 성과금 등으로 총 7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최종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월 기본급 약 12만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원 이상) 지급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국GM은 최종적으로 올해 220만원, 내년에 330만원의 성과급 또는 격려금을 지급하는 안을 제안했다. 매년 하는 임금협상을 2년 주기로 하는 방안에 합의하면 추가로 특별 일시금으로 15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다. 이는 전체 700만원 규모다.
또한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인천 부평2공장에 신차 생산 물량 배정 계획 등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미 배정된 차량의 생산 일정만 일부 연장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올해 7월 22일 사용자 측과 입단협을 시작해 이날까지 총 21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완성차업계에선 한국GM의 파업이 타사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26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하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내달 3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투표 결과 쟁의행위에 찬성하는 조합원의 비율이 50%를 넘으면 기아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편,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르노삼성차 노조는 다음달 예정된 노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협상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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