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는 미국 시장에 적용되는 스탠더드 요금을 현재 월 13달러에서 14달러로 7.7% 인상하기로 했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프리미엄 요금은 현재 월 16달러에서 18달러로 12.5% 올리기로 했다. 베이직 요금은 현 수준(월 9달러)을 유지하기로 했다. 넷플릭스가 월 구독료를 인상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넷플릭스는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드라마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트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 AT&T의 HBO맥스, 컴캐스트의 피콕 등 다른 OTT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넷플릭스가 핵심 경쟁력의 원천인 오리지널 콘텐츠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결국 경쟁 심화가 넷플릭스 구독료 인상의 주요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넷플릭스의 3분기 신규 가입자 수가 220만 명에 그치며 직전 2분기(1010만 명)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하자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구독료 인상에 손을 댔다는 분석도 나온다.
OTT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는 넷플릭스가 과점 사업자로서 힘과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독료를 인상해도 가입자들의 해지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조치라는 뜻이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현행체제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안전장치도 뒀다. 과점 사업자의 영향력을 요금 인상에 과도하게 활용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미국 시장 구독료 인상은 신규 가입자에게는 즉시, 기존 가입자에게는 2개월 안에 적용된다.
넷플릭스는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안방에서 유료 동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가구가 늘면서 세계에서 구독자 2억 명을 확보했고, 올 들어 주가는 50% 상승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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