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동조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이어지는 와중에 자동차업계의 노사 갈등이 재연되자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노사 갈등에 우려를 표했다.
협회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장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고 부품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는 전혀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부분파업에 들어간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이제까지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정부의 과학적 방역활동과 업계의 협력으로 자동차업계가 잘 대응해 왔으나 앞으로가 문제"라며 "특히 미국과 유럽 등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과 산업 생태계의 전반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최근 재연되는 완성차 업체들의 노사 갈등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GM노조는 지난달 29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지난달 30일과 오는 2일 2차례에 걸쳐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하기로 했다. 한국GM의 부평 및 창원공장이 한 시간에 약 120대를 생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틀간 2000대 가까이 생산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이제까지 잔업 거부 등의 쟁의 행위로 6700대의 생산 차질이 추정된다고 협회 측은 분석했다.
협회는 "6년 연속 적자 후 산업은행이 7억5000만달러, GM이 64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마련한 경영정상화방안에 따라 추진 중인 '흑자 전환을 위한 원년'에 부분파업에 돌입해 흑자전환은커녕 자칫 다시 적자 누적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물량이 없어 판매하지 못할 정도로 미국 중심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출 주문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부분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로 또다시 흑자전환의 희망을 좌절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기술신보의 상생협약보증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등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국GM의 협력사들이 SUV 수출 주문 확대로 위기 탈피의 희망을 갖게 된 시점에 부분파업이 발생, 협력사의 유동성 위기가 다시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GM 협력업체 모임인 한국GM 협신회도 지난달 28일 "임단협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들은 부도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더는 완성차 생산 라인이 중단되는 것만큼은 막아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완성차업계에선 한국GM의 파업이 타사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26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 신청을 하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이달 3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투표 결과 쟁의행위에 찬성하는 조합원의 비율이 50%를 넘으면 기아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편,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르노삼성차 노조는 이달 예정된 노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협상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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