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헌 뒤집고 시장 후보 내겠다는데…문 대통령 입장 밝혀라"

입력 2020-11-01 14:48   수정 2020-11-02 01:55


국민의힘은 1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을 위해 당헌 개정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해당 조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만든 당헌”이라며 “문 대통령도 당헌·당규 개정에 동의하는지 국민에게 입장을 밝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보궐선거 공천과 이를 위한 당헌 개정 여부를 묻는 전 당원 투표 결과를 2일 발표할 계획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손바닥 뒤집기 몰염치 공천 규탄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진영 논리에 이성도 양심도 마비된 여권의 행태를 보니 민주당 출신 지자체장의 권력형 성폭력은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 공천은 피해자에 대한 3차 가해”라며 “지금이라도 피해자에 대한 2차, 3차 가해를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이렇게 염치도 없고 도리도 없이 정치한다면 두고두고 헌정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최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피해자가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게 공개 질문한 것을 언급하며 “민주당은 수사기관의 조속한 수사를 독촉하고 피해자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 않으면 (피해자에게) 2차, 3차 가해하는 것일 뿐 아니라 피맺힌 절규를 하는 피해 여성을 짓밟고 힘으로 침묵을 강요하고 넘어가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며 “제발 민주당은 위선 정치, 야바위 정치를 그만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이틀간 진행된 당헌 개정에 대한 전 당원 투표 결과를 2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공개할 계획이다. 안건이 전 당원 투표에서 가결되면 민주당은 이번주 당헌 개정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준비에 들어간다. 민주당은 당헌 96조 2항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에 ‘단, 전 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문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당헌 개정 안건이 전 당원 투표에서 가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내에선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민주당 의원은 “후보를 내지 않아 유리한 서울시장을 놓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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