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차량 호조에 힘입어 전체 판매량도 늘어났다. 자동차 정보포털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9월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는 총 19만4220대다. 16만9460대가 팔린 작년에 비해 14.6% 증가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점유율이 가장 컸다. 지난달까지 5만3771대의 판매량을 올린 메르세데스벤츠는 수입차 시장에서 27.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8000만원대의 ‘E300 4매틱’이 7495대 팔리면서 베스트셀링 모델에 오른 영향이 컸다. 국내 완성차 업체까지 포함한 전체 시장으로 봐도 메르세데스벤츠는 점유율 4.2%로 르노삼성자동차(4.1%), 한국GM(3.9%) 등을 제쳤다.
테슬라도 수입차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테슬라는 올 들어 1만518대를 판매하면서 ‘연 1만 대 클럽’에 입성했다. 국내 시장에 진출한 뒤 테슬라가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작년 같은 기간(671대)에 비해 1467% 증가했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는 전체 4위에 올라 폭스바겐(1만281대), 볼보(8731대), 미니(8324대)보다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국내에 공식 출시된 ‘모델3’가 테슬라의 성장을 이끌었다. 최고가가 7000만원을 웃도는 모델3는 올해 1~9월 총 9969대 팔렸다. 국내 시장에서 팔린 테슬라 차량 10대 중 9대가 모델3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델3 고객을 연령별로 분류하면 30대가 가장 많다”며 “친환경 트렌드, 테슬라의 앞서가는 이미지 등을 추구하는 젊은 층이 주요 고객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연말을 앞둔 하반기에는 신차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막판 공세를 통해 연간 판매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도다. BMW는 지난달 프리미엄 세단 5시리즈의 신형 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전장(차체 길이)과 전폭(차체 폭), 내부 공간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간의 거리)가 조금씩 늘어났다. 역동적인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옆쪽 오버행(앞바퀴 중심에서 차체 끝까지 거리)은 줄였다. 신형 5시리즈를 앞세워 메르세데스벤츠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에 맞서 지난달 10세대 E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앞·뒤 디자인을 모두 바꿔 ‘신차 수준의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을 모델 최초로 적용하는 등 편의성도 높였다.
폭스바겐은 최근 2000만원대 세단 ‘제타’를 내놔 이목을 끌었다. 지난달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1주일 만에 초도 물량(2650대)이 모두 판매됐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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