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판덱스 주문 쇄도…효성티앤씨, 터키 공장 증설

입력 2020-11-02 17:40   수정 2020-11-03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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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티앤씨가 세계 시장 1위인 스판덱스 공장 증설에 나선다.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확대함으로써 부동의 세계 1위 위상을 굳히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효성티앤씨는 터키 이스탄불 인근 체르케스코이 공장에 약 600억원을 투입해 이 공장의 스판덱스 생산 능력을 기존 연 2만5000t에서 4만t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2일 발표했다. 증설 설비는 내년 7월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세계 시장 점유율은 33%로 글로벌 생산 능력은 연 14만t이다. 터키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브라질 등에도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효성은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늘어 공장을 100% 돌리는데도 주문을 감당할 수 없어 증설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흔히 ‘스판’으로 불리는 스판덱스는 잘 늘어나는 성질을 가진 원사로 최근 요가복, 청바지, 마스크 등으로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증설은커녕 기존 공장을 돌리는 것만도 버거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옷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효성티앤씨는 공장 가동을 일부 멈추고 최소한의 물량만 생산했다. 지난 2분기에는 82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반기 들어 상황은 급반전했다. 옷 제조사들이 설비를 재가동하면서 스판덱스 주문량이 껑충 늘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진 사람들이 스판덱스 소재의 편한 옷을 선호한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스판덱스 제조사들이 수출 물량을 줄였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에 집중하느라 해외에 물건을 잘 보내주지 않았다. 글로벌 패션 제조사들은 효성티앤씨에 주문을 집중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사진)은 이런 상황을 ‘기회’로 여겼다. 조 회장은 “유럽 고객들의 생산 기점이 되는 터키를 중심으로 유럽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또 “후발 업체와의 초격차를 확대해 세계 1위 위상을 굳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성티앤씨는 적자를 낸 지 한 분기 만인 올 3분기 66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내년 상반기에는 분기당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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