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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69는 싸우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71이 좀 느슨했다. 이 수는 ‘가’에 치받아서 계속 싸우거나 ‘나’로 붙여서 나올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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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72는 이미 굳혀진 흑 모양을 활용하는 좋은 수다. 그런데 다음 수가 아쉬웠다. 백74는 참고도1의 1로 이단젖히는 수순이 좋았다. 흑2·4의 반발은 백9 이하 15까지 흑 응수가 곤란하다. 흑16 이하라면 23까지 중앙을 제압한 백이 우세한 결과다. 이랬다면 백이 이곳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실전은 백76, 흑77이 교환돼 팽팽한 국면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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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은 81·83으로 강하게 둔다. 백은 84로 우회했는데 여기서는 참고도2도 가능했다. 흑이 10 이하 잡으러 가는 것은 백21까지 패가 되는데, A에 백 팻감이 많아서 흑이 안 된다.
백96까지 타협된 결과는 강수를 두지는 않았지만 부드럽게 처리한 백이 잘 풀린 모습이다.
박지연 5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