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이후 '일본증시 상대우위설'이 해외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증시가 3~5% 급락하는 동안 닛케이225지수는 상대적으로 선전하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전세계 증시가 약세를 보였지만 닛케이225지수는 10월들어 이달 3일까지 0.47% 상승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증시 상대우위설의 이유를 4가지로 분석했다. 첫번째는 제3차 유행이 시작된 미국과 유럽과 달리 확산세가 주춤한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다. 두번째는 정치적 안정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새 대통령의 선출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는 미국과 달리 일본은 지난달 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이 출범했다. 아오키 다이쥬 UBS웰스매니지먼트 일본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해외투자자들 사이에서 스가 내각이 장기집권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현 지점에서는 미국에 비해 일본의 정치 안정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셋째는 기업실적이다. 미국과 유럽 기업의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6월 바닥을 쳤다. 반면 일본기업은 회복세가 2개월 가량 더뎌 예상 EPS가 8월 들어서야 바닥을 쳤다. 바닥을 늦게 친 만큼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게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일본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넷째는 일본 주식이 미국의 금리상승에 내성이 생겼다는 점이다. 다이와증권은 지난 3월 이후 미국증시가 상승세를 탄 것은 미국 장기금리가 떨어진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미국 장기금리는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추가적으로 금리가 떨어질 여지가 제한적인데다 미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재정확대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 밸류에이션이 치솟은 하이테크주는 조정을 받는 반면 저평가(밸류)주가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상대적으로 밸류주가 많은 일본 증시에 해외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이다. 아베 겐지 다이와증권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의 금리상승은 미국 하이테크주를 대량으로 보유한 기관투자가에게는 큰 위협"이라며 "밸류주 구성비율이 높은 일본증시가 포트폴리오 분산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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