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하루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챌린지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틱톡 챌린지는 온라인 상에서 가장 유행하는 동영상을 자신 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틱톡의 미국 내 사용 금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틱톡 덕분에 화제몰이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틱톡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춤을 모방하는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 현재 틱톡에 '트럼프 댄스(trumpdance)' 해시태그 조회수는 260만회에 달한다.
발단은 올해 26살인 줄리아 키스가 지난달 18일 틱톡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춤을 따라 한 영상을 올린 뒤부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유세현장에서 YMCA 노래에 맞춰 주먹을 흔들고 박수를 치는 등 짧지만 강렬한 춤을 선보이곤 했는데, 이 춤 동작을 키스가 틱톡에 올리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키스는 영상 좌측에 자신이 춤을 따라 추는 장면을, 우측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나란히 배치했다.
해당 영상은 대선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지금까지 '좋아요' 48만6700만건, 공유 5만4000건을 기록했다.
지지자들은 키스의 계정에 몰려와 "트럼프 댄스 너무 좋아요", "이래야 우리 대통령답지" 등의 댓글을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도 때를 놓치지 않고 홍보의 기회로 삼았다. 이방카는 지난 19일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고 '마음에 든다"고 적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동영상을 올린 키스는 당혹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사실 그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지지자였던 것. '웃자고 올린' 동영상이 의도와 다르게 화제가되며 트럼프 진영에 유리하게 쓰이자 뒤늦게 진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 24일 키스는 틱톡 계정에 올린 해명 글에서 "이것은 내가 의도한 게 아니다"라고 쓰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의 "바이든 2020"을 적었다.
이어 "나는 MAGA 아이콘이 되고 싶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MAGA는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the America Great Again)의 줄임말이다.
키스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춤이 매우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춤은 백인 아버지들의 전형적인 춤 동작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는 평생 춤을 췄다. 15년 동안 발레를 했다"며 "그런데 트럼프 춤을 추려는데 당황스러웠다. (따라하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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