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이하 현지시간)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미국에서 폭력 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집단이 물리적으로 충돌해 경찰병력이 출동하는가 하면 곳곳에서 총기까지 등장해 내전을 방불케 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날 버지니아주 리처먼드에서 남부 연합 상징물인 로버트 리 장군 동상 인근에서 차량 선거운동을 진행하던 중 총기를 동원해 반트럼프 시위대를 위협했다. 이들은 리 장군 동상에 접근하려는 반트럼프 시위대를 막아서고 상대편 차량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같은 날 캔자스주 노스토피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한 남성이 "내 집 앞에 설치돼 있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 팻말을 3명의 남성이 훔쳐갔다"며 이들에게 총을 발사했다. 현지 경찰은 이 과정에서 1명이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나머지 2명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텍사스에선 지난달 30일 바이든 후보 측 유세 버스가 샌안토니오에서 오스틴으로 이동하던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는 차량에 둘러싸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바이든 후보 측 유세 버스를 둘러싼 차량은 100여대에 달했다. 사건은 유세 버스 탑승자들이 911에 신고해 법 집행 당국자들이 출동, 버스를 목적지까지 인도하며 마무리됐다. 이 사건으로 바이든 후보 캠프 측 인사들이 다치진 않았지만,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건을 두고 "그들(트럼프 지지자들)은 버스를 보호했다"며 "좋은 사람들"이라고 옹호했다.
이들의 행동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발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민주당에 의해 우편투표가 조작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소송을 불사하는 등 승복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선거 당일 무장하고 투표장에 가려는 사람들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극우성향 무장단체가 일종의 '내전'을 계획하며 투표장에 무장하고 가라고 조직원들에게 명령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퇴직 경찰과 퇴역 군인으로 구성된 '오스키퍼스'와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모아 훈련시키는 '패트리엇 프론트' 같은 무장단체들이 조직원들을 대상으로 "대선 당일 투표소에 갈 때 총기를 휴대하고 좌파들과의 전쟁에 대비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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