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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정부가 ‘실감콘텐츠산업 활성화 전략’을 발표할 때만 해도 의욕이 앞선 것으로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실감콘텐츠 투자 규모는 10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특히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으로 대표되는 실감콘텐츠산업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한정된 이미지 때문에 산업 수요가 생겨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다.
그러다 올 들어 판도가 확 달라졌다. 전대미문의 코로나 대유행은 전시회도, 상담회도, 설명회도 닫아버렸다. 해외 바이어는 입국을 못 하고, 수출개척단은 출국을 못 한다. 이러니 수출은 전화 또는 온라인을 기본으로 하고 거기에 더해 화상상담, 실감가상전시로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인 전자상거래가 가격순 또는 상품명 순의 배열을 택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실감 영상은 오프라인 시장이나 상점과 같은 시장 공간을 만들어 보여준다. 마트에서 하듯이 식품관 생활관 가전제품관 등을 두루 둘러보면서 쇼핑할 수 있으니 체감이 달라진다. 2차원적인 사진이나 설명서를 보는 것에 비해 훨씬 우월한 고객가치를 주는 것이다. ‘쇼핑의 즐거움’이나 ‘우연한 발견’ 같은 것은 기존 전자상거래엔 없던 가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실감형 전자상거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만나기 어려웠던 새로운 경험을 준다. 디테일한 상품 정보다. 육류 생선 채소 등 ‘원물’은 대형마트에 가서도 구체적인 정보를 찾을 방법이 적다. 모든 상품에 하나하나 정보를 포함시켜야 하는 온라인 거래에서 그것도 실감형 거래에선 마트 점원도 잘 모르는 원산지, 수확 시기, 칼로리 정보까지 다 읽어볼 수 있다.
산업적으로도 실감 영상은 새로운 경지를 열고 있다. 현재는 VR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조형물을 만들면 그대로 3D프린터로 입체 출력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범용기술이 제대로 파급효과를 내려면 그 기술의 수요자로서 기업들이 해당 기술을 잘 써야 한다. 많은 기업이 생산 유통 마케팅 판매 사후서비스까지 기업 활동 전반에 실감형 기술을 도입하는 시도를 당장 시작해야 옳다.
실감 경제는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며 성장할 것이다. ‘가상’의 시대를 넘어 ‘실감’의 시대가 왔다. 귀사의 준비는 어떠하신지.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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