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한 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화두는 ‘테마형 ETF’였다. 코로나19로 사회에 큰 변화가 일자 코로나19 이후에도 구조적으로 성장할 기업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테마형 ETF란 인공지능(AI), 온라인 소비, 양성 평등 등 장기적으로 유망한 산업 혹은 투자자의 취향에 맞는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특정 테마에서 매출이 일정 수준 이상 발생하는 종목을 편입한다. 하반기 들어서는 최대 이벤트인 미국 대통령 선거로 친환경 테마가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 친환경 테마 ETF 투자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선 결과 예측치만을 가지고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에 수익률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이다. 조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잡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 주장에는 힘이 더 실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친환경 ETF는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7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바이든 후보의 당선 기대가 높아지자 친환경 에너지 테마 ETF도 동반 상승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 20개 ETF 중 친환경 관련 ETF 비중은 40%(8개)에 달한다. ‘인베스코 태양광 ETF(TAN)’는 올 들어 123.28% 오르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는 하지만 “태양광 ETF인 TAN을 더 이상 보유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짧은 시간 지나치게 상승했기 때문에 조정받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보유 종목들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TAN 자산의 약 20%를 차지하는 솔라에지테크놀로지(65배)와 인페이지에너지(75배)가 높은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미국 가정용 태양광업체 선런은 정부 보조금으로 겨우 매출을 내지만 영업적자 상태라 PER 산출이 불가능함에도 최근 6개월 새 주가가 173.83% 올랐다. 시킹알파는 “코로나19가 태양광에 대한 수요를 높인 것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희망만으로 태양광 주식을 매매했다”며 “바이든이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펀더멘털이 나빠진 태양광 기업들의 현재 주가 수준은 너무 높다”고 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고평가 논란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글로벌X는 테마 ETF에 투자할 때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 주제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들은 ‘기술’ ‘인구구조 변화’ ‘기후변화’를 중요한 트렌드로 공통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유전 면역 및 헬스케어 ETF(IDNA)’와 ‘아이셰어즈 자율주행 전기차 및 기술 ETF(IDRV)’를, 글로벌X의 ‘글로벌X 밀레니얼 테마 ETF(MILN)’와 ‘글로벌X 리튬&배터리 기술 ETF(LIT)’ 등을 추천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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