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와 칸을 휩쓴 화제작 '기생충'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 대세 배우 이정은이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마을 주민이자 소녀의 마지막 행적을 목격한 ‘순천댁’으로 분해 목소리 없이 작은 몸짓과 표정만으로 디테일한 감정을 전달했다.
4일 오후 서울 용산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내가 죽던 날'(박지완 감독)의 언론시사회에서 이정은은 "소리가 없는 것을 혹시나 관객들이 집중해서 볼 수 있을까 했다. 잘 듣고 잘 반응하려고 노력했다. 언어가 없는 순간을 전달하기 위해 필체 연구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캐릭터에 대해 이정은은 "공연할 때 사지불구인 어머니를 데리고 사는 역할을 한 적이 있다. 당시에 많은 자료를 찾아봤다.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상상을 하는데 도움이 됐다. 소리를 내고, 안내고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죽을 고통 속에서 어떻게 삶을 바라보아야 하는지. 그 심정을 이야기하는 순간부터 표정에 신경쓰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박지완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배우 김혜수가 사라진 소녀의 흔적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 역을 맡았고 배우 이정은이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마을 주민이자 소녀의 마지막 행적을 목격한 ‘순천댁’으로 분했다. 탄탄한 연기력의 아역배우에서 영화계가 주목해야 할 차세대 배우로 성장한 노정의가 사건의 중심에 있는 사라진 소녀 ‘세진’ 역을 맡았다.
'내가 죽던 날'은 오는 12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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