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추종하는 MSCI지수에서 한국 증시의 지위를 격상시키는 게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에서의 외국인 매매 동향은 한국 증시에서의 움직임과 대비된다.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6조775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3월 최대치인 12조555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뒤 ‘패닉 셀링’이 잠잠해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순매도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393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 같은 외국인의 중국 롱(매수), 한국 쇼트(매도) 포지션은 수년간 지속됐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에도 추세적으로 이어져 왔다. 외국인의 중국 A주 순매수 규모는 2017년 10조7740억원, 2018년 48조7663억원, 2019년 56조2514억원으로 점점 늘었다. 한국 증시에서는 2018년 5조7226억원어치를 팔았다가 지난해 9504억원 순매수했지만 올해는 벌써 26조원 이상 순매도하고 있다.
글로벌 신흥시장 펀드는 MSCI EM지수를 가장 많이 추종한다. MSCI가 오는 11일 지수 정기 재조정 방안을 발표하는데 이를 계기로 A주 비중의 추가 확대를 추진할 수도 있다. EM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이 중국으로 방향을 틀면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를 MSCI 내 EM지수가 아니라 선진시장(DM)지수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DM지수 편입만으로도 시총이 40% 늘어나면서 코스피지수 3000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제 규모나 국가 위상 측면에서 DM지수로 편입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DM지수에는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이 적은 국가가 다수 포함돼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DM지수 편입 추진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MSCI와 협의를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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