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이 혼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여론 조사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선거 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뚜렷하게 앞설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어긋나고 있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오전 현재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전체 일반투표에서 50%의 득표율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48%)에 2%포인트차로 앞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방송이 지난 1일 마지막으로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리드폭은 10%포인트였다. 다른 기관들도 대체로 최소 5%포인트가 넘는 뚜렷한 격차를 내다봤다.
아직 개표가 다 끝나지는 않았으나 2%포인트 미만의 차이는 예상 밖이다. 이에 그동안 여론조사들이 이른바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 지지층) 유권자 규모를 다 잡아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예 여론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가 어긋난 주(州)도 나왔다. 대표적인 격전지였던 플로리다주는 선거 전날 발표된 5개 여론조사 중 3개가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점쳤지만,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3.4%포인트 차이로 바이든 후보를 제꼈다.
오하이오주에서도 여론조사 결과가 빗나갔다. 11월 1~2일 발표된 4개 여론조사 중 2곳은 트럼프 대통령을, 나머지 2곳은 바이든 후보를 각각 지목했다. 하지만 실제 투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8%포인트가 넘는 낙승을 거뒀다.
나아가 바이든 후보의 확실한 우위가 예상됐던 북부 '러스트벨트' 3개주에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앞서거나 박빙의 승부가 연출되면서,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러스트벨트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주는 부재자 우편투표의 개표가 늦어지고 있어 막판 '바이든 몰표'가 쏟아져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우편투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훨씬 많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펜실베이니아주 국무장관실을 인용해 이날 새벽 기준으로 우편 부재자 투표 중 78%가 바이든 후보를, 21%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각 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만약 이 집계가 현실화될 경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미시간주 국무장관은 "아직 개표되지 않은 부재자 투표가 수십만장 있다"며 미시간주에 부재자 투표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가 최종 개표 결과 러스트벨트 3개주와 애리조나주를 차지할 수 있다면 올해 여론조사들은 '절반의 성공'이라도 거둘 수 있다. 반면 이들 4개주 가운데 한두 곳이 추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간다면 또다시 실패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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