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는 수출…경상흑자 2년 만에 100억달러 돌파

입력 2020-11-05 09:51   수정 2020-11-0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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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2년 만에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이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수출 지표가 개선되는 만큼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한은의 전망치(540억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9월 경상수지 흑자가 102억1000만달러(약 11조6400억원)로 집계됐다고 5일 발표했다. 작년 9월(77억6000만달러)보다 31.6%(24억5000만달러) 늘어난 규모로 지난 5월 이후 다섯달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흑자 규모는 2018년 9월(112억4000만달러) 이후 24개월 만에 처음 100억달러를 웃돌았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434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3.7%(1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커진 것은 상품수지(수출-수입) 증가폭이 커진 영향이다. 9월 상품수지는 120억2000만달러로 작년 9월보다 38.1%(33억2000만달러) 늘었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했다. 수출은 498억5000만달러로 8% 불었다. 수출품목 별로 보면 반도체가 12.4% 늘어난 9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승용차는 24.3% 늘어난 36억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석유제품은 20억1000만달러로 43.6% 줄었다. 수출국 별로 보면 중국과 동남아시아 수출이 각각 123억달러, 127억9000만달러로 8.2%, 6% 불었다. 미국도 23.2% 늘어난 70억1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수입은 378억3000만달러로 1% 늘었다. 원유 도입가격이 하락했지만 반도체·정보통신기기 제작을 위한 장비·설비 수입이 늘었다. 외국 자동차와 곡물 수입도 불었다.

서비스수지는 20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적자 폭은 1년 전보다 2억2000만달러 줄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여행수지 적자(4억3000만달러)가 3억7000만달러 축소됐다. 임금·배당·이자 흐름과 관계있는 본원소득수지 흑자(6억1000만달러)는 배당소득 감소 등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9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은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예상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월 수출은 작년 동월보다 3.6% 감소한 44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조업일수를 반영한 하루평균 수출은 21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6% 늘었다. 하루평균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1월(증가율 4.2%) 후 처음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불어나고 있어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한은 전망치인 540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며 "작년 수준인 600억달러에도 근접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등지로 재확산되는 데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은 경상수지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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