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 '윤곽' 나왔지만…美유권자 분열 더 심해졌다 [미국 대선]

입력 2020-11-06 11:30   수정 2020-11-0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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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개표 사흘째인 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가며 백악관 입성 가능성을 높이는 가운데, 지지 정당에 따른 미국 유권자들의 당파 분열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대선은 빨간색(공화당 상징색) 미국과 파란색(민주당 상징색) 미국의 깊은 분열을 드러냈다"며 "도시 거주민은 민주당을 찍고, 농촌 지역 주민은 공화당을 찍는 현상이 더욱 심화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번 대선은 붉은 미국이 더욱 붉게, 파란 미국은 더욱 파랗게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고 했다.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모으는 결과를 낸 것은 분명하지만 당선 후 선거 후유증을 약화시킬 득표에는 미흡했다는 얘기다.

WP에 따르면 경합주 위스콘신에서 승리한 바이든 후보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휩쓴 교외 23개 카운티 중 2곳에서만 승기를 잡았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스콘신 농촌지대에 펼쳐놓은 '붉은 벽'을 넘지 못했으나, 위스콘신 양대 도시인 밀워키와 매디슨에 승리했다. 그는 밀워키 카운티에서 69.1%를, 매디슨이 위치한 데인 카운티에서는 75.5%를 득표했다.

플로리다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51.2%의 득표율로 바이든 후보의 47.8%를 앞섰지만 마이애미, 탬파, 올랜도, 탤러해시 등 4대 도시가 위치한 카운티에선 바이든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38명의 선거인단 전체를 가져간 텍사스주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52.2% 득표율로 텍사스를 잡았지만 바이든 후보에게 표를 준 오스틴, 휴스턴, 댈러스, 엘패소 등 대도시의 표심까지 얻지는 못했다.

특히 조지아주는 도농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교외 지역에서 70∼80% 득표율로 몰표를 끌었으나 바이든 후보는 애틀랜타, 서배너, 콜럼버스, 오거스타에서 60∼70% 득표율을 올렸다.

당파 분열 현상은 상·하원 선거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공화당은 교외 지역에서 붉은 벽을 구축했다. 백악관과 상·하원을 장악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겠다는 민주당의 장밋빛 전망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AP통신, WP,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은 "상원 다수당은 공화당, 하원 다수당은 민주당이라는 기존 구도가 유지될 것"이라며 "하원에서 민주당이 오히려 의석을 잃으면서 정쟁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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