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결정이 다음달 10일로 연기된 가운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양 사에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폭스바겐을 인터뷰한 녹취록 제출을 추가로 요청했다. 포드와 폭스바겐은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결정에 반대 의견을 고수해왔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5일(현지시간)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양 사 변호인이 포드와 폭스바겐을 상대로 진행했던 심문 녹취록 제출을 요구했다.
ITC는 지난달 30일 양사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며, LG화학이 양측 변호인을 대신해 2019년 10월 24일 폭스바겐 녹취록과 2019년 11월 8일 포드사 심문 녹취록을 ITC에 제출했다.
포드는 미국 내 생산 전기트럭 F시리즈, 폭스바겐은 미국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대부분을 현재 SK이노베이션이 짓고 있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포드는 지난 5월 ITC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LG화학은 F-150 전기차에 대한 대체 배터리를 공급할 수 없다"며 "ITC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조기 패소 결정은 미국 경제 전체와 공익, 보건, 복지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폭스바겐도 "SK이노베이션과 폭스바겐이 맺은 계약이 파괴된다면 고임금 일자리를 원하는 미국의 노동자들과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 피해가 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연기됐던 자료 검토를 위해 추가 제출을 요구한 것일 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많다. LG화학 측은 "앞서 ITC에 제출했던 녹취록은 일부이고, 이번에 양측의 변호인이 포드와 폭스바겐을 심문했던 전체 스크립트를 제출하라고 한 것"이라며 "통상적인 ITC 활동의 일환일 뿐 결과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ITC가 예정대로 12월 10일에 최종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미국이 대선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인데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추가 연기 가능성도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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