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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들고 바람이 불자 약속이나 한 듯 살아났다. “찬바람 불면 힘이 솟는다”는 장하나(28)다. 2주 연속 우승에, 대회 2연패까지 가시권에 들어왔다.
장하나(28·비씨카드)는 6일 인천 스카이72골프&리조트 오션코스(파72·647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우승상금 3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몰아치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아 4타를 줄였다. 합계 8언더파 단독 선두다. 박민지(22)가 장하나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7언더파)에 올랐다.
장하나는 가을에 강하다. KLPGA투어 13승 중 7승을 가을에 수확했다. 지난해 모은 상금 11억5700만원 중 절반 이상인 7억5000여만원을 9월 이후에 쌓았다. 지난해 10월 열린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우승상금 3억7500만원을 받은 게 결정적이었다. 올해도 그렇다. 지난주 열린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우승한 그는 남은 라운드에서 2주 연속 우승이자 대회 2연패를 노린다. KLPGA투어 통산 상금에서도 41억2941만원으로 이 부문 2위 고진영(30억7068만원)에게 11억원 넘게 앞서 있는 그에겐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기회다.
장하나는 전반 9개 홀에서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하지만 10번홀과 11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챈 뒤 13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단숨에 리더보드 상단 자리를 꿰찼다. 첫 버디 3개를 모두 홀 옆 3m 이내에 붙여 기록하는 등 자신의 주무기인 ‘송곳 아이언 샷’으로 쉽게 타수를 줄였다. 네 번째 버디가 나온 13번홀(파5)에선 칩인을 하는 ‘묘기’까지 선보였다. 16번홀(파4) 파 퍼트가 짧아 내준 보기가 아쉬웠다.
박민지가 버디만 5개를 낚아채는 집중력을 발휘해 지난 8월 대유위니아·MBN오픈 이후 3개월 만에 우승 기회를 만들었다. 이번주 우승하면 상금왕을 확정하는 김효주(25)는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1언더파 공동 12위다. 장하나와는 7타 차지만 36개 홀이 남아 있는 만큼 역전 우승이 불가능하지 않은 격차다.
3타를 줄인 안나린(24)이 중간합계 6언더파 3위로 선두권을 추격했다. 전날 2타를 잃어 커트 탈락을 걱정해야 했던 김아림(25)은 티샷으로 287야드를 날려 이글을 낚아챈 13번홀(파5) 활약에 힘입어 이날만 6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4언더파 공동 4위로 도약하며 단숨에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이번 대회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7개국에 실시간 중계됐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작년 1월 출범한 아시아골프리더스포럼(AGL)이 주관하는 레이디스 아시안투어의 첫 대회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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