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이 8일 한미 현안 협의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측 동향 파악 등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강경화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초청으로 오는 11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워싱턴D.C.를 방문한다. 9일에는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열린다.
강경화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공조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미관계는 지금 좀 민감한 시기이긴 하지만 늘 소통하는 것"이라며 "한반도 정세나 한미 현안에 있어서 기회가 있으면 시기와 상관없이 한미 장관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후보 당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와 방위비 등 현안 논의를 진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가의 관심은 강경화 장관과 바이든 후보 측 만남에 집중되고 있다. 새 대통령 취임식은 내년 1월20일이지만, 통상 당선이 확정되면 각국 외교 당국은 새로 들어설 정부의 정책 동향을 파악하고 자국 입장을 알리기 위해 당선인 측과 접촉한다.
외교부 또한 이번 방미를 계기로 가능한 바이든 측과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 강경화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요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사들을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행정부 인사가 될 가능성이 있는 민주당 의원이나 싱크탱크 관계자가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바이든 측 인사들과도 대선 과정을 통해 여러 소통 채널을 만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만남이 유력시되거나 접촉 필요성이 제기되는 바이든 측 인사로는 크리스 쿤스 델라웨어주 상원의원, 전략자문회사 '웨스트이그젝 어드바이저스'를 설립한 미셸 플로노이 등이 거론된다. 강경화 장관은 대부분 비공개 일정으로 바이든 측 인사들과의 만남을 소화할 예정이다.
강경화 장관은 "민감한 시기이긴 하지만 두루두루 의회나 학계 쪽 인사들을 많이 만나 한미관계를 더 굳건히 다지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유익한 대화를 많이 나누고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측을 만나느냐는 질문에는 "일정 자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는 상황이고, 가서도 계속해서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방미에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강경화 장관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도훈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전환기에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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