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700 이끌 주인공 'B·I·G'…테크株의 질주 계속된다

입력 2020-11-08 16:50   수정 2020-11-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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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되자 국내 증시가 2400선을 돌파했다. 내년에는 코스피지수가 백두산(2744m) 정상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겠지만, 새로운 성장주인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의 약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각 증권사가 내놓은 내년 투자 전략에는 이 같은 전망이 담겨 있다.
B·I·G 시대가 온다
내년 코스피지수가 275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 KB증권은 내년 세계적으로 ‘B(Bio tech)·I(Information tech)·G(Green tech)’의 시대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선 코로나19는 ‘공공보건’의 시대를 ‘의료안보’의 시대로 바꿔놨다고 평가했다. 치료제, 백신, 진단키트 구매 주체는 환자 개인이 아니라 정부가 됐다는 의미다. 정부는 의약품 개발 투자, 양산 지원, 구매까지 하는 ‘큰손’이 됐다. 바이오벤처 투자가 늘어나면서 의약품위탁생산(CMO)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바이오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도 재정 지출 부담을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를 위해 약가를 인하해야 하고, 이는 바이오시밀러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CMO와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높은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

코로나19를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정보기술(IT)산업의 성장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반도체 기업부터 인터넷 플랫폼 기업, 콘텐츠 기업을 모두 포함한다. 과거의 IT 버블 때와 다른 점은 지금의 주도주는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계속되는 성장을 전망하는 근거다.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이 당선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도 빼놓을 수 없는 관심 분야가 됐다. 이 시장을 이끄는 것은 미국 정부뿐만이 아니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내년 유럽과 중국의 부양정책은 기후변화 대응과 맞물려 진행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6500만 개의 기후변화 대응 관련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이 유리한 이유
이런 변화는 한국 증시에는 긍정적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9위 기업이 모두 해당 분야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유가증권시장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에 달한다. 대만 자취안지수(40%), 중국 CSI300(7%)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이 중에서 어떤 종목을 골라야 할까. 메리츠증권은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고르라고 조언했다. 내년 미·중 갈등은 무역 분쟁을 넘어 기술 분쟁의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전기차 부문에서 두루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 2위를, 배터리는 LG화학과 삼성SDI가 각각 1,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의약품 위탁생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 능력 기준으로 1위, 전기차는 현대·기아차가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쟁국 산업을 견제하는 기술 분쟁이 본격화하면 반사이익을 누리며 급성장하는 국가가 생기게 된다”며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한국 반도체산업이 성장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친환경 정책으로 수혜를 볼 만한 종목도 포트폴리오에서 빠뜨릴 수 없다. 한화솔루션, 한국가스공사, 두산퓨얼셀 등이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이 성장하려면 에너지저장장치(ESS)산업이 함께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들쑥날쑥해 에너지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삼성SDI의 수혜도 예상된다.
옥석 가리기는 어떻게?
BBIG 종목이 모두 잘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투자는 BBIG 지수에 편입된 40개 종목 중 내년 수익성과 현금 흐름이 함께 좋아질 수 있는 기업을 눈여겨보라고 권했다. 셀트리온, 카카오, 넷마블, 더존비즈온, SKC, NHN한국사이버결제, 컴투스, 천보, 웹젠 등이다. 특히 내년 매출 대비 잉여현금흐름(FCF) 비중이 20%를 넘는 기업은 셀트리온(22.1%)을 제외하고 대부분 인터넷 게임 업종에 집중됐다. 컴투스(20.3%), 웹젠(33.7%), 아프리카TV(21.9%), 위메이드(28.9%), 네오위즈(21.4%) 등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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