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기업과 경제의 체질을 강화하고,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법을 정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 의원은 국회에서 ‘기업규제 3법’ 가운데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을 다루는 정무위원회의 국민의힘 간사로 향후 법안 처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성 의원은 중소기업 창업자 출신으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그동안 주장해온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에 찬성하는 등 당 내부에선 다소 개혁적인 성향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법안의 세부 내용에 대한 입장은 김 위원장의 그간 소신과 상당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국회에 제출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사가 의무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 지분율을 상장사의 경우 20%에서 30%로, 비상장사는 40%에서 50%로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성 의원은 “지주사가 지분을 더 많이 갖도록 규제하면 다른 생산적인 투자로 갈 자금을 막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또 공익법인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하는 조항에 대해선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정보교환 행위를 담합의 한 유형으로 규정한 조항에 대해서도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개정안 중 찬성하는 조항들도 공개했다. 내부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대표적이다. 규제 대상 총수 일가의 상장사 지분율을 현행 ‘3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성 의원은 “기업 대주주가 소유 지분율을 19.9%만 보유하고 0.1%를 계열사로 넘기면 규제를 피할 수 있다”며 “대주주 지분과 계열사 지분을 합쳐서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들이 일감몰아주기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가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라며 “법을 개정할 때 상속세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부대 의견을 달아 (조세 정책을 다루는) 기획재정위원회에 넘겨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성 의원은 가격담합, 공급제한 등 경성담합에 대해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법률 조항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그룹감독법과 보험업법 개정 등 금융 관련 법·제도 개편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할 법안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법과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전체적인 방향성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이렇게 중차대한 문제를 ‘임대차 3법’처럼 쫓기듯 처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 법이 통과된다 해도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성상훈/좌동욱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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