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우리 농축산물 더 사랑했으면

입력 2020-11-08 18:07   수정 2020-11-09 00:15

농부들의 가장 큰 걱정은 우리 농축산물의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다. 외국산보다 비싸도 국산 농축산물을 구매하겠다는 도시민 비율은 2016년 32.8%에서 2017년 24.2%로 8.6%포인트 감소했다. 수입 농축산물이 봇물 터지듯 들어오면서 외국산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도시민의 국산 농산물 충성도 저하는 우리 농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농축산물은 수입품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지만, 안전성과 품질이 우수하다. 특히 외국에서도 한국 농산물의 우수성을 인정하면서 우리 농산물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수출 성장세를 보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산물 수출액은 약 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국립암센터 연구팀에서 식습관과 대장암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 전통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대장암 발병 위험이 60% 넘게 줄었다고 한다. 채소와 장류, 해조류 등이 어우러져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반면 패스트푸드와 붉은 고기 등 이른바 서구식 음식을 많이 먹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 위험이 2배 이상 높다고 한다. 국산 농축산물로 요리하면 맛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까지 챙기며 더욱 풍부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우리는 먹거리가 풍족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수입 농산물을 제외하면 식량 자급률이 45.8%에 불과하다. 지금 당장 식량 부족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문제의식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 1980년 쌀 생산량의 급감으로 국제 시가의 2.5배에 달하는 가격에 수입할 수밖에 없었던 전례가 있다. 식량 안보 차원에서도 식량을 생산하는 농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식량 자급자족을 위해 우리 농축산물의 안정적인 소비 확대를 이끌고, 농가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곽명진 <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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