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상운임에 이어 항공운임도 치솟고 있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편수가 급감하면서 벨리카고(여객기 화물칸)를 통한 화물 공급이 부족해진 데 따른 것이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북미~홍콩 노선의 항공 화물운임(TAC항공운임지수 기준)은 ㎏당 6.21달러로 코로나19 직전인 올초 대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지난 8월 말 5달러 선까지 하락한 뒤 최근 다시 상승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을 앞둔 4분기는 전통적인 화물사업 성수기”라며 “경기 회복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등의 운송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마스크와 위생용품 등 개인보호장비(PPE) 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를 실어나를 항공편이 부족해졌다. 통상 대부분의 PPE는 항공화물을 통해 실어나른다. 이른 시일 내 도착해야 하는 데다 상대적으로 무게가 덜 나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 3분기 여객 수송은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지만 화물수송은 20%가량 늘었다. 대한항공은 부족한 공급을 메우기 위해 9월엔 보잉 777-300ER 여객기 두 대의 좌석을 떼고 화물 전용기로 개조했다. 화물기를 12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도 화물 공급을 늘리기 위해 9월 A350-900 여객기 한 대를 화물 전용기로 바꿨다.
LG그룹의 종합물류기업인 판토스도 항공화물을 실어나르기 위한 전세기 대여 횟수를 작년 8회에서 올해 30회 이상으로 크게 늘렸다.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화물운송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내년께로 예상되는 코로나19 백신 출시 시점을 앞두고 항공운임이 또다시 급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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