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가 가수 홍진영이 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이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각에선 조선대가 홍진영 학위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9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부정한 방법으로 학위를 취득한 경우에 총장이 이를 취소할 수 있다. 홍진영의 표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조선대가 홍진영의 학위를 취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홍진영은 2009년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조선대 무역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2년에는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다만 일부 언론이 홍진영의 석사 논문을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로 검사한 결과 표절률이 74%로 나왔다고 보도하며 논문 표절 의혹 논란이 확산됐다. 일각에선 홍진영의 부친이 조선대 교수로 재직한 것이 학위 취득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특히 시민단체 '사법시험 준비생 모임'(사준모)이 교육부에 홍씨의 논문을 포함해 경영대학원 학위 논문에 대한 전수조사를 교육부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파문이 확산할 조짐이다.
조선대의 경우 신뢰 하락이 불가피하다. '연예인 발(發)' 학위 논문 표절 의혹으로 사회적 파문이 커진데다가 때에 따라서는 논문 지도교수, 심사위원 등의 책임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나아가 조선대에 대한 학문적 신뢰가 훼손될 개연성도 있어서다.
석사 논문은 통상 심사위원 3명이, 박사 논문은 심사위원 5명이 5차례 걸쳐 논문을 심사해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모든 석·박사 논문은 지도교수 지도를 받게 돼 있다. 따라서 표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 지도교수와 심사위원들은 최소한 '학문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진영은 최근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10여년을 땀과 눈물을 쏟으며 열심히 살았지만 이런 구설에 오르니 저 또한 속상하다"면서 "이 모든 게 저의 불찰이고 잘못"이라며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조선대 측은 홍진영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조만간 대학 차원에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선대에서는 지난해에도 학위 특혜 논란으로 말썽을 빚었다. 당시 경찰은 공과대학 전·현직 교수 10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조선대 공대 현직 교수의 아들인 A씨의 석·박사 통합학위 과정을 지도하면서 출석과 과제 평가에서 특혜를 줘 대학 행정을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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