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87년 가정상비약 안티푸라민…손흥민과 만나 젊은층에 인기

입력 2020-11-10 15:19   수정 2020-11-10 15:21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가 국민파스 ‘안티푸라민’과 만났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안티푸라민 광고모델로 선정했다. 손흥민의 뛰어난 기량과 책임감이 안티푸라민의 탄생·성장 과정과 닮았기 때문이다.

1926년 설립된 유한양행은 올해 창립 94년을 맞았다. 안티푸라민은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1호 의약품이다. 온 국민의 ‘엄마 손’ 역할을 한 안티푸라민은 올해 출시 87년을 맞은 대표 장수 의약품이다. 고(故)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자는 1933년 안티푸라민을 선보였다. 모든 약을 수입해 팔던 때다. 미국에서 동양인 여성으로는 처음 의사 면허를 딴 유 창업자의 부인 호미리 여사는 국내에서 소아과를 운영하며 가벼운 부상에도 사용할 약이 없는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그의 조언으로 안티푸라민이 탄생했다.

안티푸라민은 ‘반대’라는 뜻의 안티(anti)와 ‘불태우다, 염증을 일으키다’라는 뜻의 인플레임(inflame)을 합쳐 만든 이름이다. 유 창업자는 이 약이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지지 않도록 제품 이름에 약의 특성을 담았다. 1930년대 신문 광고에는 ‘사용 전 의사와 상의하라’ 같은 문구도 넣었다.

안티푸라민 주성분은 멘톨, 캄파, 살리실산메칠 등이다. 소염진통, 혈관확장, 가려움증 개선 등의 작용을 한다. 바셀린 성분이 들어 있어 보습효과도 낸다. 중장년층에게 익숙한 안티푸라민은 녹색 철제 캔에 간호사가 그려진 것이다. 1961년 도입한 디자인을 통해 가정상비약으로 자리매김했다.

손흥민과의 만남은 안티푸라민에는 또 다른 도전이다. 어둠이 짙게 깔린 그라운드에서 홀로 어둠을 뚫고 나가는 손흥민의 결연한 독백이 화제가 됐다. 의약품 광고가 대부분 효능과 기능을 알리는 것에 주력하는 데 비해 손흥민의 이미지만으로 국민 대표 브랜드인 안티푸라민을 잘 설명했다는 평가다. 올 하반기에는 손흥민의 모습이 그려진 ‘손흥민 에디션’도 선보였다. 안티푸라민 파스 제품은 물론 안티푸라민쿨에어파스, 안티푸라민에스로션 등으로 에디션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손흥민과의 안티푸라민 콜라보 영상도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87년간 끊임없이 변화해온 안티푸라민은 손흥민을 만나 또다시 비상하고 있다. 2013년 매출 100억원을 넘어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른 데 이어 올해 매출 2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9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안티푸라민 브랜드가 장수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의 사랑 덕분”이라며 “안티푸라민 ‘손흥민 에디션’을 계기로 앞으로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하고 고객 눈높이에 맞는 신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받은 사랑에 더 큰 효과로 보답하는 역동적인 100년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을 확대해 명실상부한 국가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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