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9일(이하 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여러 건의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마다 조 바이든 당선인에 대한 계정 관리자 코멘트가 붙어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20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의 백신 개발에 대한 자신의 주장 및 미국 대선 관련 토론을 하는 방송 영상이 주를 이뤘다.
특히 대부분 해당 게시물 하단에 "당선 유력인 후보는 조 바이든입니다"라는 코멘트가 붙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평소와 달리 게시물을 연이어 올린 이유는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화이자는 외부 전문가 패널이 3상 임상시험에서 발생한 94명의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백신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0%를 넘었다는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백신을 투여한 실험군과 플라시보(가짜 약)를 투여한 실험군으로 나눠 진행한 임상시험 과정에서 나온 확진자 중 백신 접종자는 10%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고 최종 분석 결과를 기다려야 하지만 일반 독감 백신(예방효과 40∼60%)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보여준 것이어서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극도로 위축된 이동·여행 수요에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은 해당 소식에 즉각 반응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834.57포인트(2.95%) 뛴 2만9157.97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다우 지수는 6월5일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도 "주식 시장이 오르고 백신이 곧 나온다. 90%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다. 아주 좋은 뉴스!"라며 화이자의 백신 개발을 자신들의 공으로 돌리는 듯한 뉘앙스의 글을 올렸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트위터에 "엄청난 뉴스"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민관 파트너십 덕분에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 참여자중 90%의 감염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고 자찬했다.
반면 화이자의 카트린 얀센 수석 부사장은 뉴욕타임스(NYT)에 "우리는 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자금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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