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0일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여성가족부 소관 내년도 예산 심사를 거부했다. 국민의힘은 앞서 이 장관이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가 치뤄지는 것과 관련 "국민 전체가 성인지감수성에 대해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책임을 요구했다. 결국 전체회의는 파행됐다.
김정재 국민의힘측 여가위 간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예산심사에서 "이 장관의 '성인지성 집단학습' 발언은 여성을 기만한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이 장관을 상대로 내년도 여가부 예산안 심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의 일부 의원들은 이러한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은 "이 장관이 장관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시각이 크다"며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야당의 비판에 동조했다.
여가위 소속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회의가 정회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성폭력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외면하는 여가부 장관과 함께하는 여가부는 더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며 "여성을 대표해야 할 여가부 장관이 오히려 여성을 기만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가부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는 이 장관과는 여성 인권, 피해자 보호를 위한 여가부 예산을 심사할 수 없다"며 "국민의힘·국민의당 여성가족위원 일동은 이 장관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여가부 예산을 심사하는 길은 장관이 스스로 책임지는 것뿐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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