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주(콘택트주)로 꼽히는 대한항공 하나투어 호텔신라 등 항공·여행·면세점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기대 이상의 효능을 보였다는 소식이 간밤에 전해진 덕분이다. 그동안 코로나19 수혜주로 승승장구해온 네이버 카카오 등 비대면주(언택트주)는 동반 급락했다. 코로나19 백신 출시가 가시권에 들어옴에 따라 주식시장의 주도주가 언택트주에서 콘택트주로 교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등 이유는 백신 출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예방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백신 출시를 계기로 사업이 정상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증권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화이자와 다른 제약사들은 이르면 이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콘택트주의 상승 모멘텀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아직 백신의 실제 사용승인에 따른 기대가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화이자뿐 아니라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도 임상 3상 결과를 연말에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은 콘택트주가 내년 2~3분기까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가 연초 고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내놨다. 코로나19 종식 가능성만 있어도 2022년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주가에 선반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장세가 인터넷·게임·헬스케어(경기방어 언택트)→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경기민감 언택트)→자동차·철강·은행(1단계 정상화) 순으로 진행돼 왔다”며 “이제 마지막 정상화인 콘택트주의 회복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은 모멘텀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말로 예상되는 백신 긴급사용승인이 추가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백신 기대가 많이 반영되면 내년에는 실망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예전처럼 국가 간 이동이 자유로워지려면 내년 하반기는 지나야 한다”고 예상했다.
정 센터장은 “언택트주들의 조정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중 조 바이든 테마주로 분류되는 친환경, 그린뉴딜 관련주들은 하락폭이 가장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철강, 은행, 화학 등 경기민감주들은 내년 1분기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는 코로나19로 급감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기준 정상화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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