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만료되는 도메인 계약을 또다시 연장했다. 도메인 주소 기한 만료로 사라질 위기에 있던 싸이월드는 당장 숨통이 트였지만, 최종 폐쇄 여부는 투자 유치 성사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여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최근 도메인 주소의 소유권을 2021년 11월12일로 또다시 1년 연장했다. 당초 오는 12일 만료 예정이었던 도메인 유효 기한을 내년으로 변경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회사 측이 지금까지도 투자를 통해 회생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도메인 계약을 연장하겠다고 알려왔다"며 "폐업 신고는 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도메인 만료 기한이 다가오면서 한 차례 '먹통사태'를 겪었던 싸이월드는 도메인 계약을 연장하고 기사회생을 위한 투자 유치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적격자를 찾지 못하고 전제완 대표도 근로기준법 위반(임금체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싸이월드 회생 여부는 불투명해졌었다.
그러나 이번 도메인 계약 연장으로 싸이월드는 1년의 시간을 벌게 됐다. 이 기간 동안 투자 유치에 성공해야만 서비스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는 지난달 22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해 "투자가 되면 인수된 데서 (직원) 급여를 지급하고 새로 투자해서 서비스를 활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가 무산되면 제가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공지를 내고 30일 동안 고객 데이터 백업하는 절차를 과기부와 의논해 처리해야 한다"며 "거기까지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싸이월드 등 부가통신사업자는 폐업 전에 이용자에게 사전 통보하고 과기부에 신고해야 한다. 전 대표의 말은 투자 무산시 사실상 최종 폐업 신고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 대표는 오는 12일 임금체불 소송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투자 성사 여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싸이월드는 국세청 직권으로 폐업처리됐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주무부처인 과기부에서의 폐업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싸이월드 도메인 사용은 연장됐지만 데이터 백업은 어려운 상황이다. 싸이월드는 사진과 일촌 댓글로 책을 만드는 유료 서비스 싸이북을 운영 중이지만, 이를 이용하려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싸이월드 홈페이지 접속이 불안정해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기능을 이용할 수 없어 접근이 쉽지 않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데이터를 보호하는 방법을 살펴보고 있다"며 "할 수 있는 조치들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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