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한국에 남기 원한다면 노조 달라져야"

입력 2020-11-11 17:50   수정 2020-11-12 02:01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사진)이 11일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사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유럽 수출을 앞두고 강성 기조의 노조위원장이 연임하자 ‘노사화합’을 강조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뇨라 사장은 이날 신형 QM6 시승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조가 전반적인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을 잘 이해해서 사측과 원활하게 (임금·단체협상을) 협의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르노삼성은 한국 시장에 남기를 강하게 바라고 있고, 그러려면 우호적 노사관계가 핵심”이라며 “르노그룹 본사와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열린 르노삼성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박종규 현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해 파업을 주도한 데 이어 올 9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가입을 추진해 ‘강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뇨라 사장은 노사관계가 XM3 유럽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없으면 프랑스 고객들이 한국에서 생산됐다는 이유만으로 비싼 차를 구매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수출 물량이 굉장히 적어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며 “안정적 물량 확보 없이는 내년에도 고전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올 3월 닛산 로그 위탁 생산계약이 종료되면서 ‘일감 절벽’에 내몰렸다. 지난달 XM3 유럽 수출 계약을 따내면서 위기를 모면했지만 노조 파업이 변수로 떠올랐다. 노조는 기본급 7만원 인상, 700만원 일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부산공장 생산단가가 다른 글로벌 공장에 비해 높아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수출 물량 확보도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뇨라 사장은 내년 사업계획에 대해 “한국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내수 시장이 안정적”이라며 “내년 중반 이후부터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내 유일 LPG(액화석유가스) SUV 등 차별화된 영역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시장 점유율 5~6%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과의 상표권 계약 종료 후에도 로고를 유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시뇨라 사장은 “수입 차량은 르노 로고를,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는 태풍 로고를 다는 현재의 방식을 고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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