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美 데이터센터 새 대체투자처로 개척…국내외 빅딜 잇따라 성사

입력 2020-11-11 15:11   수정 2021-02-08 16:02

하나금융투자는 코로나19로 대체투자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투자은행(IB) 명가로서의 지위를 다지고 있다. 올해도 IB부문은 국내외에서 빅딜을 잇달아 성사시키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IB부문의 누적 영업이익은 317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9% 늘어난 수준이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 속도라면 연간 실적도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실적의 비결은 발빠른 사업 재편이다.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출장이 차단됐지만, 국내를 위주로 IB 투자전략을 재편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 동시에 해외에서 물류, 주상복합 등 선진국 중심으로 빅딜을 성사시키며 실적에 힘을 보탰다. 해외 출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현지 채널, 화상회의, 드론, 액션캠 등을 통해 현지 실사를 면밀히 진행했고, 그 결과 수천억원대의 굵직한 거래를 따낼 수 있었다.

지난 7월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바이오매스 발전소 2개소에 대한 12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대출 투자가 대표적이다. 이 투자건은 총 규모가 6000억원인데, 하나금융투자가 국내 투자자로 유일하게 참여했다. 이 딜은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선순위 대출에 투자하는 것이어서 하나금융투자의 저력을 널리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선순위 대출에 투자할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새로운 대체투자 시장을 개척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7월 하나금융투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하는 데이터센터에 투자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밴티지(Vantage)가 운영하는 12개 데이터센터에 대해 10%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전체 지분가치는 1조9000억원, 하나금융투자의 투자금액은 1900억원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보잉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장기 임차하고 있어 데이터센터 투자건 중에서도 ‘톱티어’로 분류된다.

국내 사업들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그룹과 한앤컴퍼니가 에이치라인해운에 공동투자를 위해 설립하는 사모펀드(PEF)에 공동업무집행사원(Co-GP)으로 참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조달 규모는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등 국내 대형 화주와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86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그룹콜라보’로 참여하는 대전 역세권 재정비촉진지구 복합개발(복합2구역)이 대표적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이 사업의 PF, 중도금 대출, 담보대출에 대한 금융주관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 민간투자 개발사업은 총 규모가 9000억원에 이른다. 공동주택 1050가구, 판매시설 약 5만㎡, 관광호텔(4성급) 250실, 오피스 약 4만6000㎡, 컨벤션 및 뮤지엄 2만㎡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처럼 하나금융투자가 IB 명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은 우수 인력 육성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016년 이진국 사장이 취임하면서 매년 조직개편을 통해 IB부문을 강화했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 부문의 ‘맨파워’를 적극적으로 보강했다. 수년에 걸쳐 해외 대체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그 결실이 올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IB부문(그룹)은 1그룹과 2그룹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1그룹은 은행과 협업을 더욱 강화하고, 2그룹은 투자금융 및 대체투자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하나금융투자는 시장 상황에 부합하는 물류센터, 기업 자산매각, 우량 개발사업 관련 딜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사회간접자본(SOC) 등 검증된 딜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기업공개(IPO), 인수금융, 기업신용공여 등 종합기업금융을 확대해 초대형 IB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원동력은 IB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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