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치인인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이 지난 1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제치고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올라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른바 '윤석열 대망론'에 대해 "일시적 현상"이라며 평가절하하는 의견과 "유력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윤석열 총장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주목 받으며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기상조지만 만약 윤석열 총장의 '대망론'이 실현된다면 앞서 '부하 논란'을 빚은 두 사람의 관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KBS1 '사사건건'에 출연해 "2017년 대선을 앞둔 1년 전쯤, 2016년 5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반짝 1등한 적 있다. 그리고 사라졌다"며 "제2의 반기문 효과"라고 평가절하 했다.
또 다른 익명의 여권 중진 의원도 "정치권 검증을 받지 않은 사람의 지지율은 거의 대부분 물거품이다. 윤석열 총장이 정치에 입문한다면 (지지율이) 확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윤석열 총장의 대권 도전에 대해 "택도 없는 이야기"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윤석열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주도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보수층 지지를 얻을 수 있겠느냐"면서 "중도층 지지를 얻는 대신 집토끼 지지를 못 얻어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선까지 1년 넘게 남았다. 현재 지지율은 인지도 투표에 불과하고 윤석열 총장의 언론 노출 빈도수가 높아 발생한 현상"이라며 "그가 국민의힘에 들어오는 것을 친박·친이가 용납하겠나. 제3지대에서 당을 만드는 것도,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도 역시 어렵다"고 봤다.
반면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런 추세라면 윤 총장은 '대권 루키'에서 유력주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여옥 전 의원은 "정치인에게는 매력이 중요하다"면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사랑이 뭔지 모르는데 좀 가르쳐달라'고 했을 정도니, 윤 총장에게는 '옴므파탈' 끼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고건 전 국무총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정치권 밖 인사가 대권에 도전해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면서도 윤석열 대망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장성철 소장은 "검찰총장 윤석열과 정치인 윤석열은 전혀 다른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라면서 "그동안은 법과 원칙만 강조하면 됐지만 정치인이 되는 순간 경제·복지·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나올텐데 막힘없이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반기문, 고건 등이 왜 실패했는지 철저히 분석해서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윤석열 총장이 섣불리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바로 죽는다. 아무런 조직이 없는데 거대 정당에 들어가 대선 경선을 통과하기는 어렵다"고 짚은 뒤 "제3지대에 머물면서 민심이 윤석열이라는 배를 띄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국민의힘에 합류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을 접수해야 한다. 프랑스 마크롱,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방식으로 대통령이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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