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성관계 맺은 여성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다음 이를 동의 없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장남 이모(33)씨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박현숙 판사는 1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과 120시간의 사회봉사,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복지지설에 대한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박현숙 판사는 "이씨가 이 사건 범행 과정에서 촬영한 피해 대상자들의 노출 정도가 조금 심하다. 그렇지만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에 대상자 얼굴이 명확히 안 나와 신원 확인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씨가 이 사건 범행을 다 인정하고 피해자 및 신원 확인이 안 된 대상자와 원만히 합의해 법원에 계속 선처 탄원서를 내고 있다"며 "동종 전력이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동영상을 상당 기간 자신의 트위터에 게시해 여성들을 단순 유흥거리로 소비·전시했다"며 이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 및 신상정보 공개·고지, 취업제한 명령 10년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이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제 어리석고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게 마지막 기회를 주신다면 성실하게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 호소했다.
앞서 이씨는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 4명의 신체 일부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촬영한 뒤 이를 SNS에 올린 혐의를 받았다. 특히 일부 피해자에 대해서는 게시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올 4월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이씨는 이와 별개로 음주운전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강남구에서 술에 취한 채 3㎞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된 이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2심 선고는 오는 24일로 예정됐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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