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日 통화 압도한 원화 가치…"코로나 방역 효과"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0-11-12 12:00   수정 2020-12-0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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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원화가치가 미국 달러화는 물론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에 비해 압도적 강세를 나타냈다. 최근 한 달 새 달러화 대비로 원화 가치는 4.9% 절상된 것을 비롯해 엔화와 위안화와 비교해서도 가치가 급등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실물경제 회복 속도가 빠른 데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복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10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 9월 말(원·달러 환율 1169원50전)부터 이달 10일(1115원10전)까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4.9% 상승했다. 엔화 대비 원화 가치도 강세를 보였다. 원·엔 환율은 지난 10일 100엔당 1061원70전으로 지난 9월 말(1107원10전)보다 4.3% 절상됐다.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 위안도 압도했다. 원·위안 환율은 지난 10일 위안당 168원74전으로 9월(171원15전)보다 1.4% 강세를 보였다.

원화 가치가 급등한 것은 코로나19 방역에 상대적으로 성공한 데다 그만큼 경제지표도 개선된 결과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1.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7곳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을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달러 공급선인 경상수지도 급증했다. 지난 9월 경상수지는 102억1000만달러로 2018년 9월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 지표가 개선되는 만큼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한은의 전망치(540억달러)를 웃돌아 60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이 당선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도 원화 등 위험자산 선호도를 높였다.

외국인 투자자도 돌아오고 있다.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13억8000만달러(약 1조534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지난 7월(13억9000만달러 순매수) 후 석 달 만에 국내 증시로 복귀했다.

한국은 물론 다른 신훙국의 통화도 급등했다. 지난 10일 기준 멕시코 페소화는 지난 9월 말에 비해 8.8% 절상됐다. 멕시코 정부가 14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기 회복 심리가 퍼졌다. 여기에 물가급등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줄어든 것도 작용했다. 멕시코의 지난 10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4.09% 상승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4%)를 웃도는 수준이다. 남아공 란드화(7% 상승)와 인도네시아 루피화(5.9%)도 급등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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