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플랫폼 규제 움직임…텐센트 주식 팔아야할까 [독점 UBS리포트]

입력 2020-11-12 11:24   수정 2020-12-1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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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에서 양상 전환이 이어지고 있다. 유명 기술주와 언택트 관련 주식에서 순환주와 경기재개 관련 주식으로 중점이 옮겨가고 있다.

기술주는 세계 곳곳의 규제 움직임으로 인한 하방 압력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아마존에 대해 반독점 혐의 공식 조사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주요 정보기술(IT) 플랫폼의 독점적 거래행위를 규제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번에 나온 초안은 22페이지 분량으로 플랫폼 배타성, 가격 책정, 보조금, 빅데이터 오용 등을 기존보다 더 엄격하게 규정하고 규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중국 당국의 초안이 실행된다고 가정하면 유명 플랫폼 기업의 수익이 악화돼 해당 분야에 단기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UBS는 투자자들이 투자 관련 결정에 나서기 전에 이같은 조치의 뉘앙스를 살펴볼 것을 권고한다.
혁신 규제가 아니라 '시장지배력 남용' 규제
중국 거대 기술기업들은 그간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 분야에 대해 비교적 가벼운 규제를 적용받았다. 당국이 적용한 일종의 특혜였다. 이 덕분에 거대한 중국 시장을 발판삼아 다른 글로벌 경쟁업체들보다 빨리 혁신을 이뤘다.

UBS는 중국 당국이 혁신을 제약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형 플랫폼의 시장지배력 남용과 시스템 차원 리스크를 줄이려고 한다고 본다. 플랫폼 사업자들이 입점 업체 등에 배타성을 요구하지 않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그 분야의 경쟁과 발전이 촉진된다. 2000년대 초반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미국의 독점금지 조치가 구글 등 새로운 '인터넷 챔피언'이 등장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중국의 장기적 '기술 야망'
중국은 기술 대국이 되려는 야망이 있다. 이때문에 심각한 규제를 내놓긴 어렵다. 미국과 중국 정부 모두 자국 플랫폼 기업이 혁신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자국 기업에 가혹한 규제를 내놓으면 치열한 기술경쟁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규모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관건이다. 대규모 사용자 네트워크와 트래픽을 확보한 사업자가 강자가 된다. UBS가 중국 당국이 강경한 기술 규제나 기업 강제분할 등 조치를 할 일이 없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중국 기업 중 전자결제나 소셜미디어 등 민감 분야를 비롯한 플랫폼 기업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은 많지 않다.
익숙한 패턴
인터넷 분야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이같은 개입은 매 2~3년마다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나친 산업 불균형이 있나 체크하려 해서다.

중국 당국의 움직임이 특이한 점 하나는 증시 정점 근처에서 나와 한번에 여러 부문을 타격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UBS 분석에 따르면 중국 대형 인터넷 관련주는 10월 정점에서 현재 일부 하락했다. 하락폭이 미국 규제 당국 움직임이 일었을 때 미 증시에서 관련주 가격이 내린 것과 비슷하다.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UBS는 투자자들이 신중한 접근을 할 것을 권고한다. 시장은 뉴스 헤드라인과 규제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둘 모두 단기 압력에 영향을 더 줄 수 있다. 앞으로 며칠 내에 주요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면 각 기업의 대응안과 규제 영향 전망 등이 더 알려질 것이다.

UBS는 현재 나온 안 이상의 규제가 구체화되지 않고, 주요 기업 밸류에이션이 과거 최저점의 15% 범위 이내로 하락할 경우 다시 매수세가 올라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장기 투자자들에겐 규제 공포로 인한 투매는 오히려 낮은 가격에 장기 투자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정리=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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