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자기소개서에 쓴 책은 그 책만이 아니라, 그 저자의 다른 저서나 비슷한 분야의 책까지 모두 알아둬야 합니다. 저는 루쉰의 <아큐정전>을 자기소개서 4번 항목에 적었는데, 교수님께서 <아큐정전>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으시고 루쉰의 다른 작품인 <광인일기>를 읽었냐고 갑자기 물어보셨고, 읽었다고 답하자 <광인일기>에 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또한 자기소개서에는 안 적었지만 생활기록부에만 적은 책도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전부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한 챕터 정도는 다시 읽고 책의 중심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생활기록부에 있는 책이 유명할 경우 그 책은 질문이 나올 확률이 더 높습니다. 저는 생활기록부에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를 기재했는데, 갑자기 <총, 균, 쇠>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점을 말해보라고 해서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위기 대처 능력도 중요한데요. 위와 같은 상황처럼 모르는 것이 나오면 단순히 모른다고 대답하기보다, 연관된 것을 조금이라도 말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앞선 <총, 균, 쇠> 질문에 대해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점은 잘 생각이 안 나지만, 반대로 동의하면서 읽었던 부분은 기억이 난다”고 하면서, 미리 준비해둔 한 챕터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당당한 목소리와 태도를 갖추면 훨씬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면접에서 말을 할 때는 교수님 말씀 뒤에 2초를 세고 대답하세요. 지원자들이 마음이 조급하고 할 말이 많아서인지, 또는 아는 게 많아서인지 교수님의 질문이 끝나자마자 대답을 시작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이게 사람이 조급해 보이고, 불안해 보이고, 심지어는 예의 없어 보일 수도 있는 치명적인 습관입니다. ‘~했는데요’의 말투도 피해야 합니다. ‘~했습니다’로 말을 끝내는 것이 좋아요. 인사도 ‘안녕하세요’보다는 ‘안녕하십니까’가 좋고요. 허리와 어깨를 펴고 당당한 자세로 앉아야 합니다. 거울 앞에서 연습하고 동영상으로 촬영해 보는 게 좋아요.
그럼 여러분 모두 다가오는 2021학년도 대입에서 꼭 좋은 성과 낼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선제 생글 13기, 서울대 인문대학 2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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