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온라인매체 설립을 검토 중이란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폭스뉴스 보도에 불만을 품고 지인들에게 폭스를 혼내주기 위해 온라인매체를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미국 유일'의 보수 성향 보도전문채널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이끈느 폭스 코퍼레이션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
폭스뉴스 애청자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엔 폭스뉴스 앵커와 해설가들을 정부 요직에 등용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이란 등 대외정책을 놓고 마찰을 빚다 작년 9월 해고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앞서 폭스뉴스 해설가로 활동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폭스를 제외한 다른 언론사들이 자신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할 때마다 "가짜뉴스"라며 날선 반응을 보여 왔던 상황이다. 이에 폭스뉴스 또한 지난 4년 간 '친트럼프' 성향의 논조를 유지해왔다는 게 국내외의 일반적인 평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치러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는 "폭스가 많이 변했다. 4년 전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며 폭스뉴스의 보도내용과 논조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었다.
특히 그는 이번 대선 개표결과와 관련해 폭스뉴스가 주요 언론사들 가운데 가장 먼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경합주 애리조나주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보도했을 땐 불같이 화를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폭스뉴스에 대한 불만을 마구 쏟아냈다.
그는 "폭스뉴스의 낮시간대 시청률은 완전히 무너졌다. 주말 낮시간대는 더 나쁘다. 이걸 지켜보게 돼 아주 슬프지만 그들은 무엇이 그들을 성공하게 했고 무엇이 그들을 거기까지 가게 했는지 잊어버렸다. 그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잊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2016년 대선과 2020년 대선의 가장 큰 차이는 폭스뉴스였다!"고 덧붙였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는 있지만 패배의 책임을 폭스뉴스에 돌린 셈이다.
대선 당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폭스는 많이 바뀌었다. 누군가 지금과 4년 전의 가장 큰 차이가 뭐냐고 해서 나는 폭스라고 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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