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이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외 사업환경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자구책 찾기에 나선 것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3일 오후 희망퇴직 공지를 게재했다. 대상자는 다음달 31일 기준으로 근속 만 15년차 이상인 직원으로,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측은 공지를 통해 “최근 비대면 거래 확대 등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큰 어려움에 처했다”며 “전사 비용 절감, 임원 급여 삭감, 조직 인력 재배치 등 강도 높은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희망 퇴직 신청자에게는 법정 퇴직금과 희망퇴직 지원금 등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만 15년차 근속 직원이 신청할 경우 15+5개월로 총 20개월치 임금을 준다. 20년차 이상 직원에게는 근속연수와 관계 없이 40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준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2일 내년 1월1일자 인사와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희망퇴직 시행까지 공지하면서 위기상황 타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17년 중국의 한한령 이 후 계속 실적이 부진했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초 코로나19 이후 더 큰 타격을 받았다. 4월엔 북미지역과 유럽 매장의 95~100%가 문을 닫았고 주요 시장인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세인 지역에서도 매장의 90% 가량이 폐점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3조66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3.3% 줄었다.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까지 1652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62.1%나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번 공지를 통해 “앞으로 기업 경영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는 강도 높은 쇄신의 노력을 통해 직면한 위기를 타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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