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스가, 여야 의원 방한 제안에…"조건 정돈 바란다"

입력 2020-11-13 23:10   수정 2020-11-13 23:12


한국 여야 국회의원들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처음으로 만나 방한을 제안했지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 윤호중 의원,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과 남관표 주일본한국대사는 13일 오후 일본 총리관저에서 스가 총리를 예방했다.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이라고 강조해 온 김진표 의원은 이날 스가 총리와 이런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표 의원은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양국의 교류 협력을 한일의원연맹이 중심이 돼 열심히 해서, 양국 지도자들이 어려운 한일 현안을 타결해 나가는 여건과 환경을 만드는 데 열심히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가 총리가 고맙다는 뜻을 표명하고 '그렇게 노력해 달라'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는 게 김진표 의원의 설명이다.

스가 총리는 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을 축하해준 것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나라이며 북한 대응을 비롯해 일한, 일미한의 협력은 불가결하다"고 언급하는 등 우호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한국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면담에 동석한 일한의원연맹 회장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스가 총리가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어려운 환경에 있으니 이 환경을 개선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국 측이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생각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는 언급을 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스가 총리가 징용 피해자 문제에 관해서는 한일 양국 의원의 외교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환경 만들기에 공헌할 것을 기대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누카가 의원은 전했다.

한편, 일본 언론은 이날 한국 측이 스가 총리에게 방한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NHK는 김진표 의원이 스가 총리에게 서울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스가 총리가 "조건을 정돈해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민영방송 TV아사히는 한국 측이 한일 정상회담을 실현하기 위해 스가 총리의 한국 방문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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