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와 트위스트바이오사이언스, 일루미나, 웨스턴디지털은 12일(현지시간) '2020 플래시메모리서밋'을 통해 DNA 저장장치 개발을 위해 제휴키로 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비용 효과적인 상업용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도록 로드맵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일루미나는 세계 1위 유전체 기업이다. 웨스턴디지털은 스토리지 솔루션 기업이다. 트위스트바이오사이언스는 DNA 메모리 개발 선두 기업으로 꼽힌다.
에밀리 M 르프루스트 트위스트바이오 대표는 "DNA는 자연적으로 수천년 간 초고밀도 저장공간을 제공해온 분자"라며 "다른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공통 프레임 워크를 개발하고 새 디지털 저장 솔루션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DNA를 저장장치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2000년대부터다. 인간의 DNA를 읽어낼 수 있게 되면서 과학자들의 관심은 이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으로 옮겨갔다. 작은 공간에 방대한 정보를 저장하는 매체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위스트바이오 등에 따르면 DNA를 활용하면 소금 한알 크기의 부피에 장편 디지털 영화를 10편 정도 저장할 수 있다. DNA에 저장한 디지털 데이터는 캡슐, 유리구슬 등 다양한 용기에 보관할 수 있다.
저장된 데이터는 사람의 수명보다도 오랜기간 훼손없이 보관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4년께 디지털 기업의 30% 정도가 DNA 저장장치를 활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DNA에 데이터를 저장하려면 0과 1의 이진수로 표현된 디지털 데이터를 A, C, T, G 등 4진수로 바꿔야 한다. 이후 데이터 파일을 DNA에 기록해 저장한 뒤 보관했다가 다시 해독하는 방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워싱턴대와의 협력연구를 통해 DNA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검색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했다. 트위스트바이오의 DNA 기록 기술을 활용해 1GB의 데이터만 따로 복구하는 데에도 성공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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