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두고 “그는 선거가 조작됐기 때문에 승리한 것”이라고 15일 말했다. 그간 자신이 선거에서 이겼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의 승리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같이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이 우편투표로 표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일 밤 일어난 ‘기계적 결함’은 모두 그들이 선거를 훔치려다 들킨 것”이라며 “하지만 상당 부분은 들키지 않고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는 첫 사례라고 해석했다. 일단 바이든의 당선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는 얘기다.
전날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의 프리덤플라자에 모여 대선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날 낮 12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회가 열리기 약 두 시간 전인 오전 10시께 차를 타고 프리덤플라자 주변을 지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후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친 뒤 오후 3시 넘어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대선 결과에 불복해 여러 주에서 소송을 제기하고 있지만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경합주 중 한 곳이었던 미시간주 1심 법원은 지난 13일 디트로이트의 개표 인증을 막아 달라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소송을 기각했다. 최대 격전지였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연방항소법원도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 9300표의 개표를 막아 달라는 공화당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CNN은 “이날 하루에만 트럼프 캠프가 제기한 소송 가운데 9건이 기각됐다”고 보도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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