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기업 월마트가 일본 대형마트 세이유 지분을 매각했다. 월마트는 2002년 세이유 지분을 사들이며 야심차게 일본 유통시장에 진출했지만, 기대만큼 이익이 나지 않자 결국 세이유 매각을 추진해왔다.
세이유는 월마트가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콜버스크래비스로버츠(KKR)에 지분 65%, 일본 전자상거래기업 라쿠텐에 20%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16일 발표했다. 기존에는 세이유 지분 100%를 들고 있던 월마트는 지분 매각 뒤에는 15%만 소유한 소수주주가 된다. KKR과 라쿠텐은 세이유의 기업가치를 1725억엔(약 1조8200억원)으로 평가했다.
월마트는 지난 2002년 세이유 지분 6%를 인수하며 일본 유통업계에 최초 진출했고 투자금을 늘려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됐다. 당시 월마트는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이 평가하며 일본 유통시장의 고성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월마트는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한 일본 유통업계에서 의미있는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월마트뿐 아니라 2005년에는 프랑스 까르푸, 2013년에는 영국 테스코 등 외국기업들이 줄줄이 일본 유통시장을 떠났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월마트는 지난 2018년에도 세이유 매각에 나섰으나 ‘임자’를 찾지는 못했다. 그당시 월마트는 세이유 매각가로 3000억~5000억엔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2년 전 기대했던 최저가의 ‘반토막’ 수준으로 가격을 낮췄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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