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싹(SSAC) 영등포캠퍼스' 2층 강의실.
"파이(π)이름을 사용자 모드로 바꾸시고 해당변수에 값을 주세요" 강사인 김영아씨는 수강생 한명 한명이 직접 짠 코드를 보면서 수정을 지도중이었다. 이 수업은 'AI영상처리를 위한 인공지능 SW개발자 양성 과정'. 이 과정의 수강생 22명은 11월초부터 2021년까지 4월까지 6개월간 총 900시간을 이수하게 된다. 김영아 강사는 "이 과정을 다 마치면 최근 기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고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 파이썬으로 영상·자율주행 데이터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영등포캠퍼스 2~3층에는 AI영상처리 과정 뿐아니라,'파이썬을 활용한 빅데이터 예측 분석전문가 과정' '웹기반 AI융합 개발자 양성 과정' '리눅스 기반의 IoT로봇 임베디드 SW개발자 과정' 등의 수업도 진행중이었다.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진흥원(SBA)은 지난달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SW개발자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 'SSAC'1기를 모집했다. 최근 수요가 많은 웹, 앱, AI, 빅데이터, IoT로봇 등 5개 분야 7개과정 120명을 선발했다. SSAC은 서울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클러스터를 줄임말로 잠재적 SW인재의 싹을 발굴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개발자로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SSAC의 수업 커리큘럼은 철저하게 기업 현장형으로 구성했다. 구로디지털단지 등 서울시에 있는 IT/SW기업을 대상으로 필요한 기술분야 조사를 통해 커리큘럼의 골격을 마련한후 전문 교육기관, 현업 개발자로부터 자문을 받아 수정·보완했다. 교육은 '현장 밀착형'으로 진행한다. SW전문교육기관의 강의뿐아니라 카카오 등 현직 개발자의 소규모 강의도 주말·저녁에 운영중이다. 일방적 강의보다 팀프로젝트, 멘토링, 자기주도 과제풀이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 책임은 "벌써 대기업, 금융권 등에서도 수료자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틈틈이 기업 실무자들을 초청해 직무소개와 역량설계 컨설팅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SAC 1기 지원자는 120명 모집에 719명이 지원해 평균 5.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선발자의 성별은 남성 63%,여성 37%였고, 연령별로는 20대가 70%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21%, 40대 5%였다. 비전공자가 오히려 42%에 달해 전공자의 두배(18%)이상이었다. 선발자들의 학력은 절반이상(56%)이 대학졸업자였으며, 대학재학생은 22%였다. 심지어 석사이상의 학위자도 10%에 달했다.이번 선발에 최고령자는 54세의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과 출신의 이미숙씨다. 이 씨는 "미국에서 투자업무를 하면서 AI의 필요성을 느껴 이 과정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2기 모집과정은 앱(라이징 프로그래머2), AI(AI개발자 양성을 위한 인공지능 혁신학교), 빅데이터(파이썬을 활용한 비즈니스 빅데이터 분석가,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처리) 3개분야에서 4개 과정이다. SSAC 프로그램은 강좌당 1인당 600만원~800만원의 수강료가 무료다. 전액 서울시가 비용을 부담한다. 김 책임은 "다른 정부기관의 취업프로그램과 중복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가 많다"며 "고용노동부의 취업지원 프로그램 등과 중복해서 지원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더 많은 수강생을 수용하기 위한 'SSAC 2호 금천캠퍼스'는 2021년 3월 오픈할 예정이다.
장영승 SBA 대표이사는 “국내 여러 소프트웨어 교육기관이 있지만 비슷한 또 하나의 교육기관이 아닌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교육기관으로 성장시키고 지역사회와도 긴밀히 소통하고 기여할 수 있는 캠퍼스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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