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비켜"…'본인확인' 도전장 낸 빅테크 3사

입력 2020-11-16 17:22   수정 2020-11-17 02:02

카카오·네이버·토스 등 빅테크 업체가 본인확인서비스 시장 진출을 앞두고 통신 3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빅테크 업체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통신 3사가 가맹점에 패스앱 방식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본인확인서비스는 대부분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절차다. 전자 고지서와 모바일 신분증 사업 등 신사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전장 던진 빅테크 3사
16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다음달 초 본인확인기관 지정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본인확인서비스는 사이트에 가입하거나 금융회사 계좌를 열 때 회원이 본인임을 확인하는 절차다. 예를 들면 간편 로그인 등을 위한 인증서를 받을 때 본인확인이 필요하다. 빅테크 앱에서 신용을 조회할 때도 의무적으로 본인확인을 거쳐야 한다.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돼 있는 곳은 통신 3사(패스앱, 문자인증)와 신용평가사(아이핀), 카드사(카드 인증) 등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는 지난 9월 본인확인기관 지정을 신청했다. 토스는 방통위 실사를 마쳤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진행 중이다.

본인확인서비스 시장은 통신 3사가 거의 독점하고 있다. 점유율이 98%에 달한다. 핀테크사 불만은 크게 두 가지다. 통신 3사가 문자인증 요금을 34원에서 40원으로 올렸는데, 패스앱은 절반 수준인 20원을 유지해서 사실상 패스를 강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 3사의 본인확인서비스를 이용하는 가맹점은 수수료가 높은 문자인증 대신 패스앱 방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문자인증 요금을 올린 것은 회사 전체 통신요금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패스앱만을 고려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통신 3사가 신규 가맹점에 패스앱만 쓰도록 유도하면서 ‘독점 논란’이 일자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신사업 파급효과 클 듯
본인확인서비스는 모든 온라인서비스 이용의 첫 단계다. 회원 확보 효과가 그만큼 크다.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본인확인을 할 수 있게 되면 패스 같은 외부 서비스 없이 가입이나 탈퇴, 비밀번호 변경이 가능하다. 디지털 신분증 시장이나 전자 고지서 시장 고객을 가입 단계에서부터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는 패스앱에 대한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각자 네이버쇼핑과 네이버페이, 카카오톡, 토스앱이란 강력한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서다. 사용자의 본인확인 요청이 있으면 카카오톡으로 인증번호를 보내는 방식도 가능하다. 사실상 패스앱을 대신해 카카오톡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설인증서 사업을 하는 카카오페이를 대신해 카카오가 직접 본인확인 기관에 도전한 것도 카카오톡을 본인확인 수단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내놓을 본인확인 수단은 자체 메신저나 앱에서 자동으로 확인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오현아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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