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는 국토교통부에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예비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설립 인가와 AMC 운영 허가, 리츠 영업 인가를 받은 뒤 투자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SK그룹 주도로 설립하는 리츠는 본사 사옥인 서린빌딩을 가장 먼저 편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서린빌딩은 지하 7층~지상 36층 건물로 SK(주)와 SK이노베이션, SK E&S 등 SK 주요 계열사가 입주해 있다. SK그룹은 2005년 이 건물을 매각한 뒤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SK(주)는 서린빌딩 매각 때 우선매수권을 받았다. 현재 소유주인 하나대체투자운용이 이 빌딩을 최근 매물로 내놓은 만큼 SK(주)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재매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건물 가치는 약 1조원으로 평가된다.
SK(주)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상당 기간 리츠 설립을 준비해왔다. 보유 중인 부동산을 유동화해 자금 조달 수단을 다변화하면 재무구조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리츠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신사업 투자에 활용할 전망이다. SK그룹은 최근 바이오, 2차전지, 5세대(5G) 이동통신 등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는 최근 국내 리츠시장 점유율 1위인 코람코자산신탁에서 관련 전문인력을 영입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SK네트웍스에서 사들인 주유소 187곳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를 설립해 올해 8월 상장시켰다.
SK그룹은 서린빌딩 외에 여러 부동산을 리츠 자산으로 편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너지가 보유한 주유소들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SK네트웍스의 주유소를 담은 리츠가 성공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한 점이 감안됐다.
IB업계는 SK그룹 리츠의 상장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직접 보유 자산을 활용해 리츠를 설립한 뒤 상장한 대기업은 롯데쇼핑이 유일하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0월 보유 중인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울렛을 기초자산을 한 롯데리츠를 국내 증시에 상장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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