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대부분의 이용자가 신용등급 8~10등급이어서 연 20% 이하로 대출금리를 적용하면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업계 자산 순위 5위권 내 업체 중 2곳이 신규 영업을 중단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이제 저신용자에 대한 신규 대출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기존 대출 한도를 깎거나 연장을 거부하면서 대출을 본격적으로 회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산한 것보다 더 많은 차주가 퇴출될 것으로 대부업계와 2금융권은 예상하고 있다. 대부업계 이용자는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0%로 내려가기 전인 2017년 말 247만3000명에서 지난해 말 177만7000명으로 28.1%가량 감소했다. 정부는 금융권에서 20% 초과 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239만 명 중 13%만 대출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연 20% 이상의 이자를 내고 돈을 빌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중채무자인 데다 연체이자까지 쌓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금리를 낮추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퇴출비율이 30%를 웃돌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29일 최고금리가 20%로 내려가면 57만3000여 명이 돈을 빌리지 못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 예상에 비해 20만 명 이상 많고, 퇴출비율도 10%포인트 이상 높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27.9%에서 24.0%로 내릴 때와는 달리 대부업체가 영업을 아예 중단하는 사례도 많아 퇴출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저축은행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 이상 금리를 적용한 대출을 지금부터 줄여 나가야 한다.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37개 저축은행 가운데 20% 이상 금리를 취급하는 곳은 21곳으로 절반이 넘는다. 저신용자는 이용하기 어려운 담보대출 위주로 실행하는 저축은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카드업계는 금리가 높은 현금서비스 위주로 대출을 축소할 조짐이다. 지난 9월 7개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현금서비스 잔액은 3조8864억원에 달한다. 카드사별로 20% 이상 금리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의 비중은 삼성카드가 53%로 가장 높고, 그 뒤로 KB국민카드(49%) 하나카드(48%) 현대카드(48%) 신한카드(41%) 롯데카드(39%) 등의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언제 또 금리를 내릴지 모르기 때문에 카드론도 고신용자에게만 집중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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