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국내투자자가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종목이다. 지난 13일 기준, 41억9489만달러(약 4조5500억원)으로 테슬라 시가총액의 1%가 넘는다. 하지만 테슬라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은 요즘 고민이 깊다. 주가는 3개월 가까이 400달러 초반대에서 박스권에 갇힌데다가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7% 가까이 떨어졌다.
그랬던 테슬라 주가에 수급 호재가 터졌다. 지난 7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서 실패했던 S&P500 지수 편입을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S&P500 지수에 편입한 종목들 중 상당수가 유동성의 힘을 바탕으로 편입 직후 주가 상승세를 나타낸만큼 테슬라 주가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지수에 편입하려면 시총이 최소 82억달러 이상이어야 하고,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야한다. 테슬라는 올 3분기까지 5개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7월과 9월에도 S&P500 지수 편입 기대를 받았다. 테슬라는 올해 가장 뜨거운 관심종목이었던 만큼 지수 편입 기대는 주가에 선반영됐다. 지수 편입 실패 소식이 나온 지난 9월 8일 하루만에 21.06% 급락한 이유다.
하지만 이번엔 성공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13% 넘게 급등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추종 자금 중 0.83%인 약 382억달러가 테슬라로 유입될 수 있다"며 "테슬라 유통주식수의 17.3%에 해당하는 규모"고 설명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해당 업종 전망이 별로 좋지 않을 때는 기존에 벤처 캐피탈(VC)들이 S&P500 지수 편입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기 때문"이라며 "테슬라도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는 만큼 기존 주주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손 바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에서는 이미 글로벌 펀드들이 테슬라의 비중을 상당히 높여놓은 만큼 추가 자금 유입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 센터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글로벌 펀드들은 전기차·그린 테마에 속하는 테슬라에 대한 비중을 쉽게 줄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손바뀜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긴 어려워도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