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분리와 배척 아닌 '돌봄'이 해법"

입력 2020-11-17 17:42   수정 2020-11-18 02:41

“저 역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환자였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정신과 의사로 잘 성장해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조현병을 비롯해 정신질환을 겪는 이들은 여전히 자신을 숨긴 채 살아갑니다. 이들이 마음껏 마음 아파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저만의 작은 혁명을 담아내려 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안병은 행복한우리동네의원장이 최근 신작 에세이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한길사)을 출간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7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 원장은 “조현병 당사자는 물론 정신질환을 겪는 이들에 대한 편견을 깨는 작업을 우리 사회가 함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신질환자는 배제와 감금의 역사 속에서 병원이 아닌, 우리의 편견 속에 갇혀 살아왔다고 안 원장은 꼬집는다. 그는 “사회가 정신질환자를 분리하고 배척할수록 그들은 치료를 기피하고 자기 병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런 분리와 배척은 정신질환 자체를 범죄로 만들려는 시도로 자살이나 자해, 살인 등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책을 통해 안 원장은 지역사회와 많은 병원이 정신질환자를 격리 수용하고 그들의 사회적 자리를 뺏는 게 아니라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돕는 ‘돌봄’을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때 세탁소, 운동화빨래방, 편의점, 카페를 차려 환자들과 함께 운영하기도 했다. 지금은 충남 홍성군에서 ‘행복농장’을 꾸려 농업을 중심으로 한 정신장애인 직업재활을 돕고 있다.

안 원장은 이날 “수용 위주 병원 정책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신병원이 개방형, 치료형 공간으로 변모해야 힘들 때 누구든 병원에서 쉬고 또 치료받아 회복해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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