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연말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진행하는 신년 전망 세미나 무대를 유튜브로 옮겼다. 하나금융투자는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하나TV에서 ‘2021년 리서치 전망 포럼’을 연다. 리서치센터 소속 애널리스트들이 총출동해 거시경제 전망부터 개별 업종 및 기업 전망을 발표한다. 연기금이나 운용사 등 증권사의 주요 영업 대상을 상대로 진행하던 연말 세미나 형식과 내용을 유튜브로 옮겨왔다.
KB증권도 18일부터 19일까지 ‘KB 애널리스트 데이’를 열고 각 분야 소속 애널리스트가 카메라 앞에 나선다. 한 증권사 디지털마케팅 담당자는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참여 확대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정보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유튜브가 리서치센터의 주요 무대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부정확한 정보와 가짜뉴스 등이 유튜브에 범람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애널리스트들이 나서면 많은 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16일에서 17일까지 ‘신나고(신한 라이브 고고) 금융시장 포럼’을 열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서울 중구 본사에 있던 사내 방송용 스튜디오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콘텐츠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박현주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수십억원을 들여 새로 단장한 스튜디오는 공간을 넓히고 최신 설비를 갖췄다. 관련 인력도 보강했다. 주식 초보를 위한 정보성 콘텐츠는 물론 해외 주식 등의 투자 관련 정보를 이곳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이 내놓는 보고서도 영상 제작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콘텐츠 소비 패턴이 달라진 만큼 고객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미래에셋대우와 구독자 10만 명 고지를 두고 경쟁 중인 삼성증권은 재미를 더한 콘텐츠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연말정산을 앞두고 절세 상품을 소개하는 ‘절세의 검’이란 영상을 선보였다. 할리우드 판타지 영화와 비슷한 설정으로 제작된 이 콘텐츠는 2주 새 조회 수 300만 건을 넘어섰다. 삼성증권은 조만간 글로벌 유망 기업 IR담당자들과의 인터뷰도 유튜브 동영상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 가운데 가장 많은 애널리스트를 보유한 하나금융투자도 영상 콘텐츠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지난해부터 회사 공식 유튜브 ‘하나TV’의 콘텐츠 생산과 채널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증권사 최초로 매일 오전 영업점에 업종별 시황과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모닝 미팅’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도 한다. 올해 들어서는 파생시장, 해외주식으로까지 콘텐츠 범위를 넓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고객인 20~30대가 유튜브에 익숙한 세대일 뿐 아니라 장년층도 동영상에 익숙해져 있어 증권사도 동영상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박재원/전범진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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